부채 그림을 조합한 둥근 문양이 표면 전체에 흩어져 있는 매우 시원스러운 장식의 손궤이다. 뚜껑과 몸통의 가장자리가 딱 맞게 만들었으며 각 가장자리에 주석을 두르고, 마키에와 똑같은 부채 문양을 선각한 금동제 고리를 달았다.
문양은 뚜껑에서 몸통의 측면까지 모래사장 같은 구획을 규칙적으로 표현하고3개의 부채로 구성된 둥근 문양을 흩뜨린 것으로, 뚜껑 아래쪽에도 같은 풍의 부채 문양이 그려져 있다. 무늬는 모두 평평한 바탕에 금 도기다시마키에(硏出蒔繪) 기법을 기본으로 사용했으며, 모래 같은 바탕은 가루를 촘촘하게 뿌리다가 점점 성기게 뿌리는 마키보카시 기법으로 표현되었다.
쥘부채는 조정 대신들이 사용했던 일상 소품으로 가마쿠라 시기의 두루마리 그림에는 이를 발염한 옷차림이 곳곳에 보이는데, 현재로서는 마키에의 디자인으로서 본 손궤가 유일한 작품이다.
언뜻 보기에 수수하지만 잘 계산된 문양 구성과 견실한 기법이 인상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