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초의 자기는 1610년대에 현재 사가현 아리타정에서 구워졌다. '이마리 도자'로 불리는 이 자기는 생산 규모가 에도시대를 통틀어 일본 최대였으며,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전반에는 유럽에도 수출되었다. 이마리 도자를 영지내에 관할한 나베시마번이 쇼군 가문 등으로 헌상할 목적으로 번요에서 제작토록한 것이 나베시마 도자이다. 이마리시의 오카와치요는 나베시마번의 번요로서 17세기 후엽부터 메이지 초기까지 기능하였다.
나베시마 도자에는 청화, 채색, 청자 등이 있는데, 특히 청화와 채색 접시가 대표적이었다. 그중에서도 특징적인 것이 '목배형'으로 불리는 독특한 접시로, 이름에서도 짐작이 가듯 높은 굽을 갖는 나무잔을 방불케 하는 형태이다. 이들 접시는 1척, 7촌, 5촌, 3촌으로 크기가 정해져 있으며, 7촌 이하 작품은 세트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등나무를 그려넣은 이 큰 접시는 나베시마 도자 중에서도 특히 명성이 높은 채색 나베시마[色鍋島], 즉 채색 기법으로 제작된 나베시마 작품으로, 목배형 접시 중에서도 가장 크기가 큰 지름 1척의 그릇이다. 채색 나베시마의 제작에 있어 기본이 되는 기술은 청화로 윤곽을 그리고 그 안을 채색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윤곽을 그리는데 사용하는 청화로 등나무(대나무 부분)를 그렸는데, 이로 인해 화면 전체에 긴장감이 형성되었다. 배경에 크게 표현된 구름(겐지구모) 부분은 청화로 윤곽선을 그리고 그 안을 두꺼운 붓으로 칠하는 다미 기법을 구사하여, 보다 침착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바람에 흔들리는 등꽃은 유약을 발라 소성된 표면 위에 적색으로 윤곽선만을 그림으로써 바탕의 흰색을 그대로 꽃의 색으로 삼았고, 가는 적채로 그린 등나무 덩굴의 묘선은 참으로 부드럽다.
원형의 화면 그것도 외곽에 가까워질수록 화면이 크게 만곡한 특징을 잘 파악하여 이러한 화면에만 그릴 수 있는 문양 디자인을 채택하였고, 일본 도자에서는 다른 예를 볼 수 없는 완성도가 높은 기술로 그려내고 색을 입힌 채색 나베시마의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