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야마현(和歌山懸)과 미에현(三重懸)의 경계를 흐르는 구마노강(熊野川) 하구에 위치한 구마노하야타마대사(熊野速玉大社)는 구마노혼구대사(熊野本宮大社), 구마노나치대사(熊野那智大社)와 함께 구마노 지역에서 이름난 3대 신사의 하나로 알려져 헤이안시대 이래 상황(上皇)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에게 숭배된 곳이다. 아스카신사(阿須賀神社)는 구마노하야타마대사의 부속 신사이다. 일본 고유의 신앙인 신도(神道)에는 신을 모시는 장소나 봉납품을 모두 새롭게 바꾸면 신이 새로이 생명력을 회복하여 재해나 병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제해준다는 사상이 있다. 그러한 염원을 담아 신에게 바치는 의복이나 세간 집기 등을 신보(神寶)라고 한다.
일찍이 구마노하야타마대사에서는 33년에 한 번씩 신전을 고쳐 짓고 신령을 옮기는 의식인 천궁(遷宮)을 거행했으며 그때마다 신보를 바쳤다. 그러나 가마쿠라시대 후기에 들어 조정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천궁과 신보 조달이 원활하지 못했다. 남북조시대인 메이토쿠 원년(1390)에 마침내 천궁이 거행되었고 당시의 막부 쇼군이었던 아시카가 요시미쓰(足利義滿)의 명령으로 신보가 조달되었다. 그때 부속 신사인 아스카신사에도 신보가 마련되어 구마노하야타마대사의 신보와 함께 소중히 보관되어 왔다.
이후 아스카신사의 신보는 쇼와 30년(1955)에 국보로 지정된 동시에 국가에 귀속되었다. 신보의 내용은 복식류와 손궤, 거울 등의 일상용품이다. 복식에는 남신(男神)용 예복인 포(袍, 상의), 표고(表袴, 바지), 관(冠), 석대(石帶, 허리띠), 홀(笏)과 여신(女神)용 예복인 단(單, 속옷), 해부상(海賦裳, 치마), 대(帶), 의계(義髻, 가체), 노송나무로 만든 채색 쥘부채(彩繪檜扇) 등이 있다. 이 중에는 후세에 구마노하야타마대사의 다른 건물에 전해오던 천황이나 귀족들의 소유품과 기증품이 섞인 것으로 추정되나 모두 무로마치시대보다 시대가 내려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