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나라 때 소성된 법화 항아리이다. 바탕에 남유를 사용했고, 몸통에는 연꽃무늬를 중심으로 파도무늬, 해오라기무늬가 표현되었다. 연꽃무늬의 꽃 부분 등 무늬 일부에 백단칠 기법(금은박 또는 금은니를 바르고, 그 위에 황갈색 투명 옻을 칠함)이 쓰였다. 법화는 삼채의 일종으로, 점도가 낮은 납을 주성분으로 하는 삼채유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무늬 윤곽 부분에 돌출선을 만들어 붙여 경계선으로 삼고, 각 구간에 보라색, 파란색, 녹색, 흰색 등의 색유를 선명하게 시유한 것이 특징적이다.
법화 기법의 성립 배경에 대해서는 중국 산시성 일대에서 건축 장식용 삼채가 활발히 생산되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그 관련성이 추측되는 한편으로, 동태칠보(동으로 만든 바탕에 유리질 유약을 발라 구워 무늬를 용해하거나 부착하는 기법 또는 공예품)와의 관련성이 지적되고 있다. 또 이 작품의 일부에 쓰인 백단칠 기법은 교지삼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법이지만, 그 관련성은 정확하지 않다. 법화는 바탕이 도기질의 것과 자기질의 것 두 종류로 나누어지며, 후자는 15세기에서 16세기 전반에 경덕진요의 민요에서 활발히 생산되었다.
법화는 일본에 전해진 중국 도자 중 비교적 작품 수가 적고, 희소 작품으로서 주로 상류층 계급 사이에서 소중히 계승되어 왔다. 이 외에 전세품으로는 로쿠온지 절 소장 <법화 연꽃무늬 물항아리>,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이자 에도 막부의 중신 아오야마 가문에 전해내려온 <법화 기마인물무늬 항아리> 등이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1936년에 구 국보,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1950년에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1934년 4월 5일 오사카미술구락부에서 개최된 후지타 고세쓰사이의 경매에 출품되었는데, 출품 도록 250번에 <교지 뚜껑 있는 오채 연꽃·해오라기무늬 항아리 꽃병>(交趾共蓋五彩蓮鷺色繪壺花入)이라 기재되어 있다(『고세쓰사이 소장품 전시 도록』, 오사카미술구락부, 1934년 4월 5일). 이 경매에서 이케도 소자부로(고산도)가 낙찰받았고, 이후 도미타 구마사쿠-도다 다이조-마유야마 준키치(마유야마 류센도) 등의 손을 거쳤다.
법화 중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작품은 이 작품과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이 소장하는 <법화 꽃·새무늬 항아리>(1972년 5월 30일 지정)뿐이다. 저명한 근대 풍류가와 고미술상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온 명품 법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