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문화재마키에 시오노산 정경 무늬 벼루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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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로 25.7cm 가로 23.8cm 높이 4.8cm
  • 무로마치시대 15세기
  • 교토국립박물관
  • H甲24

해변에서 노니는 물새들을 마키에(蒔繪) 기법으로 표현한 벼루 상자이다. 그림 속에 “志本能山散新亭”, “君加見代遠盤”, “八千世登曾”의 문자를 곳곳에 배치하여 물가에 사는 물새들이 우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고금와카집(古今和歌集)》에 수록된 “시오노산 물가에 사는 물새들, 그대의 치세가 영원하리라며 운다”라는 와카 시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칠공예에서 문자와 그림을 조합하여 문학 작품의 세계를 표현하는 이러한 기법을 ‘아시데(葦手)’ 또는 ‘아시데에(葦手繪)’라고 한다.

금은 가루를 뿌린 위에 투명 칠을 하는 나시지(梨子地) 기법, 금은 가루를 뿌린 표면을 옻칠한 후 연마하는 이카케지(沃懸地) 기법, 옻칠로 문양을 그린 후 마르기 전에 금가루를 뿌려 완성하는 금 히라마키에(金平蒔繪) 기법, 금가루를 뿌린 후 마르기 전에 연마하여 금가루 층을 드러내는 금 도기다시마키에(金硏出蒔繪) 기법, 숫돌 가루를 생옻에 개어 두껍게 문양을 그린 후 금가루를 뿌려 완성하는 금 사비아게타카마키에(金錆上高蒔繪) 기법, 얇은 은박을 붙이는 은 가나가이(銀金貝) 기법, 금박 은박으로 장식하는 금은 기리카네(金銀切金) 기법, 마키에 장식 위에 미세한 표현을 그려 넣는 쓰케가키(付描) 기법, 문양의 경계선을 가늘게 표현하는 가키와리(描割) 기법, 은으로 문양을 그린 뒤 재료를 박아 넣는 은 조금(銀彫金) 상감 기법 등, 복잡하면서도 다채로운 마키에 기법을 썼다. 무로마치시대 칠공예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한편, 상자 내부의 파도 무늬 마키에를 비롯하여 벼루와 붓 받침 등은 후대인 에도시대에 수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쓰치야(土屋) 자작 집안의 옛 소장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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