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은 석가여래가 입멸한 다음 미륵여래가 나타나기까지의 무불세계에서 중생을 구제한다. 육도 즉, 천•인•아수라•축생•아귀•지옥 이상 여섯 종류 세계의 모든 곳을 향한다 하며, 그 행동성을 나타내기 위해 비운(飛雲)을 탄 입상으로 자주 표현되지만, 이처럼 산수경관 속에 앉아있는 정적인 그림도 있다. 보타락산의 관음을 표현하는 그림에서의 연상으로 구성되었으리라 짐작해 볼 수도 있다. 상의 용모는 중의 모습으로 왼손에 보주, 오른손에 석장을 든 일반적인 모습과 차이가 없다. 얼굴 생김새와 체구는 작고 탄탄하며 단정하게 표현되어 있다. 청록계를 주로 사용한 옷의 채색과 지나치다 싶게 세밀한 절금문양, 산수묘사에 도입한 소박한 수묵화적 수법 등 송원화(宋元畵)의 영향도 보이는, 가마쿠라 시대 후기 불화의 경향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