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문화재노 가면(전 야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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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세기
  • 도쿄국립박물관
  • C-1888

노가쿠 공연의 하나인 <야만바(山姥)>에서 쓰인다. <야만바>는 홀로 깊은 산에 살며 봄에는 꽃을 찾아다니고, 가을이면 달을 갈구하며, 겨울이면 눈을 불러내어 산 속을 떠도는 헛된 집념을 버리지 못하는 귀녀(鬼女)이다. 대자연 속에 사는 야만바의 고뇌를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이 가면의 표정은 매우 강렬하며 특히 잇몸을 드러내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야마토 사루가쿠(大和猿樂)의 4극단, 즉 간제(觀世), 곤파루(金春), 호쇼(寶生), 곤고(金剛)에 등장하는 야만바는 이렇게 괴이한 용모는 아니었다. 사실 메이지시대에, 옛 소유자였던 간제류 우메와카(梅若) 가문에서 이 가면은 귀녀 중 가장 죄가 많아 거의 뱀이 되어버린 모습인 신자(眞蛇) 가면이라고 여겨졌었다. 뿔의 흔적은 없으나 위 치아의 좌우 가장자리에 송곳니를 붙였던 구리 못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러나 코와 입 사이, 턱에는 털을 박았던 구멍을 메운 흔적이 있고, X선CT 조사 결과를 보면 머리에도 털을 심은 흔적이 보인다. 이것은 원래 강하고 무서운 표정을 한 노인 모습의 가면인 아쿠조(惡尉)로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와카야마현 네고로지(根來寺)에는 이 가면과 비슷한 아쿠조 가면이 소장되어 있다. 다만 아쿠조는 머리털이 없는 가면이다. 그렇기에 이 가면은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은, 즉 정형화 되기 전의 형태를 한 아쿠조 가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윤곽이 뚜렷하고 박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노가쿠 가면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무렵인 남북조시대의 작품으로 보인다. 가면에 부속된 멘아테(연기자가 가면을 쓸 때 얼굴 표면과의 틈을 조절하기 위해 대는 물건으로 솜 등으로 제작함)에는 ‘신자-샤쿠즈루(赤鶴) 작’이라고 먹으로 쓰여 있다. 간제 극단의 제2대 제아미(世阿彌)는 샤쿠즈루를 ‘귀신 가면의 명인’이라고 평하였다. 다만 샤쿠즈루의 진짜 작품은 알려져 있지 않기에 이 가면의 실제 작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노가쿠 가면을 대표하는 굴지의 명품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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