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 시인들의 작품을 종류별로 모은 시집《신찬류림초(新撰類林抄)》권 제4의 잔권이다. 왕유(王維), 전기(銭起), 왕창령(王昌齢), 이백(李白), 하지장(賀知章), 황보염(皇甫冉) 등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21명의 작품 40수가 수록되어 있다.
책머리에‘신찬류림초 권 제4 제3질상(新撰類林抄 巻第四 第三帙上)’이라는 속 제목이 있고 행을 바꾸어‘춘한산 상(春閑散上)’이란 목차가 이어진다. 종이는 마지(麻紙)이며 행간을 맞추는 선은 먹으로 그어져 있다. 필체는 모두 당나라 양식의 초서체이다.
현재 282행만 남아있는데 원래 몇 권으로 구성되었으며 편찬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수록된 시가 당나라 시인들의 작품으로 한정되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시대에 편찬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 시집은 헤이안시대 초기에 필사된 것으로 과거에는 구카이(空海)가 필자로 추정되었으나 분명히 구카이의 필적과는 다르다. 그렇지만 당나라 시집을 필사한 사본으로서 유사한 예를 찾아보기 힘든 초서체 책이란 점에서 매우 귀중하다. 또한 이 시집의 단편도〈난인기레(南院切)〉라고 불리우며 옛 고필(古筆)로서 중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