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몬 시대 토기는 대개 추상적인 무늬로 장식하지만, 드물게는 얼굴이나 전신을 표현한 경우도 있다. 이 토기처럼 토기 표면에 그려진 ‘사람 형태’의 장식을 인형 장식 내지 인체문(人體文)이라고 부른다. 인형 장식은 조몬 시대 중기 중엽의 간토 지방이나 주부 지방, 후기 말엽의 홋카이도~간토 지방에서 출토되는데, 후자는 주구(注口) 토기나 단지형 토기에 그려지는 예가 많다.
이 토기는 입구 부분에서 목 부분이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고, 속이 비고 둥근 형태의 몸통 부분에 귀때와 작은 굽이 붙어 있다. 이 목 부분과 몸통 부분의 독특한 형태 때문에 이형 주구 토기라 불린다. 그에 더하여 목 부분이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 곳에 얼굴이, 그리고 목 부분에서 몸통 부분에 걸쳐 전신이 표현되어 있다. 마소(磨消) 조몬 기법*에 이리쿠미문(入組文)*을 넣어 장식하고 삼차문(三叉文)이나 혹을 붙여 놓아 볼륨감이 넘친다.
이 토기는 독특한 형태를 한 주구 토기임과 동시에 얼굴이나 전신을 표현하는 인형 장식이 들어간 점에서 조몬 사람들의 비상한 정신 문화가 담긴 의례용 토기라고 할 수 있다.
* 마소 조몬 기법: 조몬(새끼줄 무늬)과 민무늬 부분을 나누어 넣음으로 장식 효과를 높이는 기법으로 조몬 시대에 발달
* 이리쿠미문: 비스듬한 S자 형태의 무늬를 연속적으로 넣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