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고노쿠니(肥後国)의 엔주파(延寿派)는 야마시로노쿠니(山城国) 대장간 라이파(来派)의 유파로, 도공 엔주 구니토모(延寿国友)는 라이 구니토시(来国俊)의 제자라 전해진다. 이처럼 크고 긴 칼은 나중에 연마되면서 길이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이 칼은 도신의 폭이 넓고 휨의 정점이 도신의 중심에 있는 호장한 형태로, 제작 당시의 모습이 온전히 보전되어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지철은 판자눈과 같이 촘촘하고 치밀하며, 칼날과 칼등 사이의 불룩한 능선 부분인 호(鎬)에서 부유스름한 무늬가 나타나 있다. 날 무늬는 곧게 뻗은 형태를 기조로 살짝 느슨한 물결 형태의 무늬와 일정 간격의 정연한 무늬를 섞어서 넣었으며, 날 주변에 치밀하게 반짝이는 미립자가 나타나 있다. 지철이나 날 무늬에 엔주파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으며, 동일 파의 작품 중에서도 완성도가 뛰어난 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