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 동경(구리 거울)을 모방하여 일본에서는 야요이 시대부터 거울이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나라 시대에는 당에서 수많은 동경(당경)이 들어왔으며 이를 원형으로 삼아 주조하거나 모방한 이른바 당식경(唐式鏡)도 활발히 제작되었다. 헤이안 시대가 되면서 당경의 문양을 바탕으로 하는 가운데 부드러운 표현과 선회적인 구도로 변해가게 된다.
이 거울은 그러한 당식경의 하나이다. 동으로 주조하였고 외형을 팔릉형(八稜形)으로 만들었으며 이 형태의 권선에 따라 내구와 외구로 나뉜다. 내구에는 가운데에 꽃잎 모양의 손잡이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양쪽에 두 마리의 봉황과 두 개의 서화(瑞花)를 배치하고 있다. 외구에는 당초 문양이 늘어서 있다.
형태와 문양의 구성 모두 헤이안 시대의 취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봉황은 당시에 역시 자주 사용되었던 원앙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명확하게 판별하기는 어렵다. 주조의 완성도가 높고 문양도 선명하여 당시의 대표적인 거울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