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중국 송나라시대의 수묵 산수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 예전에는 북송 말기의 문인이자 화가였던 이공린(李公麟)의 작품으로 알려져오며 청나라 궁중에서 고개지(顧愷之)의《여사잠도권(女史箴図巻)》과 함께 건륭제(乾隆帝) 콜렉션 가운데 4대 명권(名巻)의 하나로서 소중히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근래들어 이공린과 같은 고향의 이(李)씨의 성을 가진 젊은 화가의 작품인 것이 밝혀졌다.
소상(瀟湘)은 중국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의 남쪽에 있는 경치가 뛰어난 곳이다. 이 그림은 각지를 모두 돌아다녔지만 소상만은 찾아가보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는 운곡선사(雲谷禅師)라는 선승(禅僧)을 위해 그린 그림이다. 소상의 산천은 넓게, 고기잡이배와 마을은 섬세하게 그리고 수목은 탈속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그림 전체는 담묵조이지만 먹의 농담에 의해 대기의 미묘한 명암이 근사하게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