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류지(法隆寺) 절에 전래되어온 물병으로 1878년 호류지 절에서 황실에 헌납한'호류지절 헌납보물'중 하나이다. 이 병처럼 목이 길고 둥그스름한 몸통에 손잡이를 갖춘 형태는 사산조 페르시아가 그 원류로서 일반적으로'호병(胡瓶)'이라고 불리운다. 한때 은제로 여겨져'은룡수 호병(銀龍首胡瓶)'이라는 이름으로 국보 지정되었지만 나중에 동에 금・은이 도금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엄있는 표정의 용머리는 물주둥이가 되었고 가느다란 용의 몸체는 손잡이 그리고 나비 모양의 경첩으로 손잡이에 고정시킨 용의 윗턱은 뚜껑이다. 뿔을 누르면 뚜껑이 열려 한 손으로도 물을 따를 수 있으며 용의 눈에는 연두색 유리가 박혀 있다. 대체로 얇게 만들어진 몸체에는 마주보는 2쌍의 날개달린 천마(페가사스) 4마리가 섬세하게 선각된 뒤 금도금되어 입체감을 살리고 있다. 물주둥이, 몸체, 받침대는 각각 별도로 주조하였고 머리와 몸통은 돌림판을 사용하여 마무리하였다.
페르시아의 천마, 중국의 용이라는 동서양의 전통적 모티브를 잘 조화시켰으며 형태와 문양 역시 힘차고 약동감이 넘치는 뛰어난 작품이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어 왔으나 용의 조형이나 섬세한 선각 기법 등을 이유로 7세기의 일본제라는 설도 유력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