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 사누키(讃岐)지방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하는 동탁. 매달기 위한 뉴(鈕)와 몸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몸체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점차 넓어지며 편평한 원통형이다. 도드라진 선으로 톱니바퀴문, 연속된 소용돌이문, 능삼문(綾杉文)*이 표현되어 있는 이외에 몸체의 앞뒤면에 비스듬한 격자 문양이 새겨진 띠가 각각 6개의 구획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승려들이 입는 가사의 격자문양(襷文)과 비슷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이 동탁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고베시 사쿠라가오카(桜ヶ丘) 유적에서 출토된 4호, 5호 동탁과, 에도 시대의 화가 다니 분초(谷文晁)가 소장했던 것으로 전하는 동탁(탁본과 모사도만 남아 있다)이 있다. 어느 것이나 띠로서 구획지어진 칸 안에 비슷한 그림이 묘사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동일한 제작 집단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서 사쿠라가오카 유적의 5호 동탁, 4호 동탁, 다니 분초 소장의 동탁 그리고 이 동탁의 순으로 주조되었다고 추정된다. 불과 몇 밀리미터에 지나지 않는 두께와 주물을 떠내는 솜씨 등에서 뛰어난 주조 기술을 엿볼 수 있다.
그림은 한쪽면의 윗쪽에서부터 잠자리, 도롱뇽, 공(工)자형 도구를 가진 사람(실을 잣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배집 지붕의 고상(高床) 가옥 그리고 방아로 절구를 찧는 사람 등이 그려져 있다. 또다른 면에서 사마귀, 거미와 물고기를 잡아먹는 자라, 물고기를 삼키는 백로, 자라와 도마뱀 그리고 멧돼지를 사냥하는 사람과 개 등이 그려져 있다. 양쪽 모두 남자의 머리는 ○로, 여자는 △으로 나누어 묘사하였다.
야요이 시대의 농경 사회와 생활 환경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지만 그 해석에 있어 아직도 다양한 설이 혼재하고 있으며 동탁의 용도와 매장 이유에 대해서도 많은 점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능삼문:삼나무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무늬가 연속된 문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