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랴쿠지(延暦寺) 절의 제10대 지주인 조묘(増命)가 입적하자 조정에서는 그에게‘정관(静観)’이란 시호를 내렸다. 동시에 그의 스승인 엔친(円珍)을 승려 최고위직인‘법인대화상위(法印大和尚位)’로 승격시키고‘지증대사(智証大師)’란 시호를 하사했다. 엔친 사후 36년째 되는 927년의 일이다.
다이고(醍醐) 천황의 명에 의한 이 칙서는 후지와라 히로부미(藤原博文)가 글을 짓고 오노 미치카제(894-966)가 정서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연한 남색으로 물들인 종이에 담묵의 괘선을 긋고 양감있고 중후한 일본풍의 서체로 기백 넘치게 씌여져 있다. 일본풍 서도의 창시자라고 일컫는 미치카제는 당시 34살. 칙서와 위기(位記)*를 담당하는 중무성(中務省)의 소내기(小内記)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천황어새’인 붉은 인장이 13곳, 뒷면에 2곳 찍혀 있다.
엔친(814-891)은 엔랴쿠지 절의 제5대 지주로서 천태종 사문파(寺門派)의 개조이며 온조지(園城寺)*를 중흥시키기도 하였다.
*위기:관위를 하사할 때 주는 문서
*온조지:미이데라(三井寺)라고도 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