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안시대 말기 사회가 불안해짐에 따라서 육도(六道)*사상도 크게 유행하였다.지옥은 생전의 죄업에 따라 이르게 되는 육도 세계의 하나로서 지옥도는 지옥에 떨어져 고통받는 죄인들의 모습을 그린 두루마리 그림이다.
이 작품은 원래 오카야마(岡山)의 안주인(安住院) 절에 소장되었던 한 권으로 8대 지옥 중 4별소 지옥이 그려져 있다.그 중에서도 살생, 도둑질, 사음(邪淫) 등의 죄를 지은 죄인이 떨어지는 운화무(雲火霧) 지옥에서는 옥졸(獄卒)들에게 쫓긴 남녀가 알몸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화면 전체에 붉은 불꽃과 유혈의 주홍색이 생생하며 간결하고 정확한 묘선, 검은색과 붉은색의 조화가 효과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사람들에게 전율할 만한 지옥의 공포와 혐오감을 심어주며 정토 세계에 다시 태어나길 기원하는 마음이 일도록 했을 것이다. 그림 속의 글(詞書)은 한자와 일본 가나를 병용하여 경전을 해석한 것이다.
이 작품은‘아귀도(餓鬼草紙)’‘벽사회(辟邪絵)’등과 함께 고시라카와(後白河) 법황의 렌게오인(蓮華王院)에 전래되었던‘육도회(六道絵)’의 일부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육도:생전에 지은 선악의 업에 따라 필연적으로 이르는 여섯 세계.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세계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