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흩날리는 꽃잎 아래 흰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을 그린 불화이다. 보현보살은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여래의 협시보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언제나 법화경을 외우며 수행하는 귀의자가 있으면 6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를 타고 나타나 수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 등에 놓여있는 연화 대좌에 앉아 눈을 지그시 아래로 내려 뜨고 합장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코끼리의 코에는 홍연화가 걸려 있으며 머리 위에는 삼화인(三化人)이 나타나 있다. 보살의 위쪽에는 천상의 꽃으로 장식된 천개(天蓋)가 있으며 화면 양쪽으로 아름다운 꽃들이 떨어지고 있다.
보살과 코끼리의 몸체는 투명하게 비칠 것같은 흰색으로 채색되어 있으며 몸체 윤곽은 먹으로 가늘고 엷게 선을 두른 다음 그 위에 희미하게 붉은 바림질을 했다. 보살이 걸치고 있는 천의(天衣)와 대좌 등에는 군청, 녹청, 황토, 단(丹), 주(朱), 금박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또한 금박을 잘게 잘라 붙이는 재금(截金) 기법도 많이 구사되어 있다. 특히 섬세하고 정교한 재금 문양의 기교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많은 보현보살상 중에서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일본적인 작풍이 엿보이는 헤이안시대 후기의 전형적인 불화로 손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