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륜을 두른 경판(鏡板) 위에 구마노의 세 곳에서 모셔지는 주니샤곤겐(十二社権現)의 본지불을 표현한 현불(懸佛)이다. 양 어깨에는 환좌(鐶坐)를 달고 환대(鐶臺)에 걸이용 고리를 설치했다(단 왼쪽은 신보(新補)). 존들은 대좌까지 동체로 나타냈고, 상의 위아래에 구멍을 뚫어 동선(銅線)으로 고정시켰다. 배광은 금동판으로 만들어 투조 등으로 꾸몄으며, 중앙의 아미타여래의 대좌에는 드리개를 붙였던 흔적이 남아있다. 간지(間地)에는 금동판의 산화(散華)를 곳곳에 붙였으며, 부동명왕•비사문천의 옆에는 한 쌍의 수병이 배치되었다. 경판에는 은을 입혔고 존들에는 금을 입혔으며, 입술 등에는 채색을 했다. 각 존은 가마쿠라 후기다운 단정한 모습으로 만들어졌지만 약간은 형식화된 점이 보여 14세기에 들어서 제작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존상은 중앙에 아미타여래(모토미야), 왼쪽에 천수관음(나치), 오른쪽에 약사여래(신구)로 세 곳의 곤겐 본지불을 배치하고, 중앙 위쪽에 석가여래(간조주고쇼), 이하 시계 방향으로 문수보살(이치만구), 지장보살(젠지구), 용수보살(히지리노미야), 부동명왕(히교야샤), 비사문천(요나모치콘고), 성관음(고모리노미야), 여의륜관음(고노미야), 보현보살(주만구)이 둘러싸고 있다. 와카미야를 제외한 다섯 곳의 왕자를 곤겐 위아래로, 네 곳의 명신을 좌우로 배치한 구성이다. 아래쪽에 부동, 비사문을 배치시킨 형식은 구마노만다라만이 아닌 천태종계 도안의 독특한 특징이며, 위쪽에는 석가 삼존을 구성하여 제작 당시에 이러한 구성 원리가 우선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중앙의 모토미야가 조금 크게 만들어 진 것과 간지에 산화가 표현된 것을 통해, 모토미야의 본지인 아미타여래의 나타남을 강하게 기원하는 믿음에 기초하여 제작되었으리라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