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코후쿠지 호쿠엔도(興福寺北圓堂)에 전래되었다고 하는 사천왕상의 남방천(南方天)이나. 그러나 호쿠엔도 전래 설은 의심스러운 점이 있고, 원래 있었던 곳이 명확하지 않다. 광목천상(廣目天像)은 코후쿠지가 계속 소장하고 있으나, 본 증장천과 다문천상(多聞天像)은 나라국립박물관이, 지국천상(持國天像)은 시가현에 있는 미호뮤지엄이 각각 소장하고 있다. 오른손을 들어 창을 쥐고 있고 왼손은 허리를 짚고 있다. 또한 허리를 왼쪽으로 꺾고 오른발로 사귀(邪鬼)의 머리를 짓누르며 왼발은 사귀의 등을 밟고 있다. 자세 움직임이 다소 억제된 듯한 느낌을 부정할 수 없으나, 눈썹을 모으고 부릅뜬 눈, 입을 벌려 위협하는 표현에 박력이 있다. 갑옷을 입고 있으나 탄탄하고 다부진 체형은 근육질을 의식한 것이며 중후한 느낌이 드러난다. 이러한 종류의 중량감을 수반한 표현은 헤이안 시대(794~1185) 후기에도 나라 지역의 불상 제작자들 사이에서 계승된 것으로 보인다. 나라 텐리시 우치야마에이큐지(内山永久寺)에 전래했던 토다이지(東大寺) 다문천상(1159) 및 지국천상(1178)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표현이다. 또한 지쇼 4년(1180)에 일어난 불교 사찰 전소 사건 후에 제작된 코후쿠지 난엔도(南圓堂) 복원상(1189)로 추정되는 카리콘도(假金堂) 사천왕상에도 보이는 부분이 있어 헤이안 시대 말기에서 카마쿠라 시대(1185~1333) 초기에 걸친 나라 지역의 사천왕상 계통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본 작품의 제작년도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설이 존립하며, 헤이안 시대 중기설(11세기)와 카마쿠라 시대 초기(12세기 말) 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모두 나라 지역의 불상 제작가에 의한 작품이라는 점은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