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 후기의 서예가로 유명한 이치카와 베이안(市河米庵)의 생전 초상화이다. 베이안의 아버지는 유학자이자 한문 시인으로 이름 높았던 이치카와 간사이(市河 寬齋)이다. 그림 위에 베이안이 직접 써넣은 찬문에 따르면 이 그림은 덴포 9년(1838) 베이안의 환갑을 맞아 그린 초상화라고 되어 있지만, 다른 기록을 통해 초상화 자체는 그 전해에 완성되었음이 밝혀졌다. 이 그림은 당시 45세였던 와타나베 가잔이 원숙기 때 그린 초상화이자 부록으로 딸린 밑그림과 함께 가잔 그림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 밑그림과 실제 그림은 얼굴 생김새에 차이가 있다. 당시 그림 논평서나 이론서 등을 보면 초상화는 단순히 얼굴이 닮기보다는 그 사람의 덕을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논한다. 가잔 역시 이러한 전통에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