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書聖) 왕희지(王羲之)가 부채를 파는 노파를 위해 부채에 글을 써 주었기에 사람들이 다투어서 샀다라는 고사 내용을 그린 것이다. 커다란 나무 밑에 앉아서 붓을 휘두르며 글을 쓰고 있는 왕희지를 중심으로 두 명의 동자와 노파를 부채 모양을 살리면서도 조화롭게 잘 배치하고 있다. 그림 속에 다이가쿠 슈수(大岳周崇)의 찬문이 있으며 그림 위에 이쇼 도쿠간(惟肖得巌)이 1430년(永享2)에 추가로 쓴 내용이 있다. 그 내용에 의해 이 부채는 죠세츠(如拙)가 그리고 슈수가 애용했으며 후에 제자인 시쿄 조수(子鞏蔵主)가 거는 족자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죠세츠는 남송 양계(梁楷)에게 직접 배우지는 않았지만 그를 모방하여 붓을 극도로 절제하여 그림의 본질을 표현하려고 한 수법을 구사해서 그린 훌륭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