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Treasures & Important Cultural Properties
of National Institutes for Cultural Heritage, Japan

나치천(羅稚川)은 원나라 시대 전기의 문인 화가로, 린촨 신위(장시성 칭장)에서 태어났다. 중국의 ≪화사서≫ 등에는 기록되지 않아 일생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같은 고향 출신인 원나라의 범덕기(范徳機, ~1330) 등과 교우 관계에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 활약 시기는 지정 연간(1341~) 이전인 1335~1340년경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은 평원(平遠) 시각에서 황량한 한림을 바라본 경관을 그린 나치천의 얼마 되지 않는 작품의 하나로, 북송의 한림평원도 형식에 바탕을 둔 원나라 시대 이곽파(李郭派)의 화풍을 반영하고 있다. 전경부 중앙에 복잡하게 굽은 고목과 왼쪽에 늘어선 죽은 나무들, 그에 더하여 마른 갈대나 나뭇가지에 서식하는 새, 혹은 추운 겨울 하늘을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한 무리의 새를 주의 깊게 표현하였다. 대부분 수묵으로 표현된 세계 속에서 마른 갈대와 대나무 잎은 담채로, 추위 속에서 고목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긴꼬리새와 들오리는 농채로 표현하여, 눈 덮인 물가의 황량한 겨울 풍경을 인상 깊은 세계로 승화시켰다. 그림에는 ‘나씨 치천(羅氏稚川)’(백문방인)의 인이 찍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