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작가를 말해주는 낙관이나 인장이 화면 속에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그림 전체의 필치와 구도 그리고 그림 속에 적힌 지명의 서체 등을 통해 셋슈(雪舟 1420-1506?)의 작품으로 인정되는 그림이다.
그림의 중앙 부분에는 아마노하시다테(天橋立)의 흰 백사장과 푸른 솔밭 그리고 지온지(智恩寺) 절이 보이며 그 위쪽에는 아소(阿蘇) 바다를 끼고 사찰들이 빼곡히 들어선 성시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 뒤편으로 거대한 산봉우리와 함께 나리아이지(成相寺) 절의 가람이 배치되어 있다.
하시다테(橋立)의 아래쪽에는 미야쓰(宮津) 만이 넓게 펼쳐져 있고 또한 이를 감싸듯 구리타(栗田) 반도의 완만한 연봉들이 옆으로 길게 늘어져 있어 광대한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개방감 충만한 구도로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이 실제 경관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은 분명하지만 실경(実景) 그 자체를 회화화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나리아이지 절이 있는 산봉우리를 극단적으로 뾰족하게 그린 것이나 성시 마을을 옆으로 길게 늘여 그린 것 등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그림은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하시다테와 그 주변의 경치를 포착하고 있으나 실제 이처럼 하시다테의 경관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근래의 연구에 따르면, 이 그림과 실제 경치와 차이가 나는 것은 셋슈가 중국의 산수화 학습을 통해 익힌 화면 구성법에 따라 실경을 재구성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이 그림에 보이는 부감적(俯瞰的) 구도는 중국 하남성의 명승지를 그린 서호도(西湖図) 등을 강하게 의식한 결과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붓의 터치는 매우 거칠어 마치 단숨에 그려낸 듯한 느낌이 있는데 오히려 그러한 점이 그림 전체에 독특한 약동감과 힘찬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이 그림은 크기가 서로 다른 21장의 종이를 불규칙하게 맞대어 그려져 있고 또한 고쳐 그린 흔적이 남아 있어 원래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 그를 위한 밑그림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일 그렇다고 하면 앞서 지적한 거친 붓자국 역시 그러한데서 연유하는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