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리야키가 서유럽 수출용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만지 2년(1659)부터이며, 그 결과 독특한 양식미를 갖춘 색화(이로에)자기가 완성되었다. 현재는 가키에몬 양식으로서 알려져 있다. 본 대발은 그러한 가키에몬 양식의 전형적인 작품으로, 수출 개시 후 20년 정도가 흐른 1680년대에 제작되었으리라 추정된다.
본래는 사자 손잡이가 달린 볼록한 뚜껑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몸통만이 전해져 대발이라 불리고 있다. 바탕은 가키에몬 양식 특유의 유백색과 약간 다른데, 푸른빛이 살짝 투명 유약에 돈다. 문양대를 구분시키기 위해 경계선을 둘렀으며, 그로 인해 푸른빛이 스며 나왔을 것이다. 이러한 빛깔 있는 바탕의 작품은 모두 유조(釉調)를 띤다. 또한 이 바탕 위에 맑은 적•녹•황•군청•흑색의 선명한 유약으로 두 곳에 태호석에서 쉬고 있는 두 마리의 새와 두 방향으로 줄기를 뻗고 크게 핀 국화• 모란을 도안화하여 그려 넣었다. 여백을 많이 남긴 아름다운 구도는 모작(母作)인 중국 징더전 가마의 색화자기를 따르면서도 매우 우아하여, 중국 양식의 색화가 완전하게 일본과 서양풍으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유사품 모두가 서유럽으로 건너간 것에 반해 본 작품만은 일본에서 전래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