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와카사 오바마(若狭小浜)*의 진구지(神宮寺) 신사에 소장되었던 헤이안 시대의 경함이다. 가죽을 틀에 맞추어 성형하고 전면에 옻칠을 해서 만들었다. 뚜껑의 안팎과 본체의 측면에 금분을 드문드문 입힌 헤이진지(平塵地) 기법을 사용하였고 줄기가 있는 연당초(蓮唐草) 문양과 나비 문양을 배치하였다. 또 그 사이의 여백은 마키에(蒔絵) 기법*으로 장식하였다.
뚜껑 뒷면에는 표면보다 더욱 성기게 헤이진지 기법을 사용한 위에 여러 모습의 나비 문양을 표현하였다. 연화문은 윤곽 안쪽에 금분을 골고루 뿌리거나 금분의 색깔, 크기로서 그림에 변화를 주는 방법 등을 함께 사용했다. 마키에 기법에는 금과 청금(青金)*으로 된 여러 종류의 금분을 사용하여 더욱 우아한 표현 효과를 얻고 있다.
본체 양측면의 중앙에는 꽃잎이 넷인 당화형(唐花形) 쇠장식이 붙어 있으며 각 꽃잎의 안쪽은 꽃잎 두 매가 마주보는 것처럼 투각하는 등 섬세하고 우아한 기교를 보여주고 있다. 연당초 문양이나 나비 문양은 정토 세계를 상징하고 있어 경전을 넣어두는데 잘 어울리는 장엄 장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옻칠한 가죽으로 제작된 헤이안시대 후기의 경함으로서 유일한 것이다. 옻칠한 가죽 기법을 사용한 작품은 쇼소인(正倉院)의 보물 가운데도 40점이 넘으며 그외 교토 도지(東寺) 절에도 전래된 작품이 있어 나라 시대에 매우 성행한 기법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헤이안시대 후기 이후에는 점차 쇠퇴하여 이 작품처럼 전체에 마키에 기법을 사용하여 장식한 예는 많지 않다. 옻칠한 가죽 기법의 작품 중에서도 이 작품은 매우 귀중한 것이다.
*와카사 오바마:지금의 후쿠이(福井)현의 한 지역
*마키에 기법:금이나 은가루로 칠기 표면에 무늬를 넣는 일본 특유의 공예 기법
*청금:금과 은의 합금으로서 푸른 색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