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의 몸통에 사천왕과 명왕과 같은 불상을 표현한 불상령(佛像鈴)의 한 종류이다. 불상령은 중국 당나라 때 성립된 것으로 보이며, 당대에서 송대에 걸쳐 그 유례를 찾을 수 있다. 본 작품은 명왕상을 새긴 명왕령(明王鈴)으로, 방울 몸통의 측면에 군다리(軍茶利), 강삼세(降三世), 금강야차(金剛夜叉), 대위덕(大威德)의 사천왕을 굴곡있게 주조하였다. 또한 방울 자체를 부동명왕(不動明王)로 보고 있다. 불상의 형태는 『벳손잣키(別尊雜記)』「지증대사(엔친) 청래(지증대사」라는 주석이 달린 도상 등과 다르기 때문에 존명에 대한 판단은 연구자에 따라 견해가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존상과의 사이에는 어자무늬와 선각으로 새긴 꽃무늬가 채워졌다. 방울의 몸통은 가늘게 봉오리 핀 모양이고 팔화형(八花形)의 입구를 만들었다. 손잡이 중앙에 여덟 개의 둥근 굴곡을 두르고 있으며 그 위아래로 다채로운 문양을 도입하였다. 오고(五鈷)의 중앙 부분은 팔각형으로 되어있고, 중간에 마디를 만들었다. 또한 그 주변의 협고(脇鈷)에는 용이 나온 강한 분노를 내뱉는 듯한 날카로운 장식을 더하였다. 오고의 중앙 부분과 그 좌우로 맞닿는 협고 사이로 작은 구멍이 있는데, 이는 대사청래목록(大師請來目錄) 등에서 보이는 밀교 법구 사리 납입 사리의 사례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