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금 경전함은 무로마치시대에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전해진 다수 경전과 함께 일본에 전해져, 귀중하게 여겨져 왔다. 이와 같은 경전함은 일본 내에 현존하는 예가 있긴 하나, 이 작품은 명문을 간직하면서 보존 상태가 좋아 한층 더 이목을 끄는 존재이다.
함은 직사각형이며 모서리를 둥그스름하게 크게 다듬었고, 뚜껑과 본체의 구연부가 반듯하게 만나도록 하는 아이쿠치(合口) 형식이다. 뚜껑 표면과 본체 네 측면의 중앙에는 큰 마름꽃 모양 내부에 공작 한 쌍(단측면에는 앵무새 한 쌍)과 구름 문양을, 외부에는 모란·넝쿨무늬를 쟁금 기법으로 표현했다. 쟁금이란 옻칠을 한 면에 문양을 얕게 새기고 그 부분에 옻칠을 한 뒤, 금박을 부착시키는 기법이다. 이를 일본에서는 침금(沈金)으로 부른다.
뚜껑 뒷면에는 흑칠로 "延祐二年(연우2년, 1315년)/杭州油局(항주(항저우)유국)/棟梁禪正(동량선정)/橋金家造(교금가조)"의 명문이 있다. 아마도 스텐실 기법(판에 문자 모양을 오려 낸 뒤 옻칠하여, 문자 부분에만 옻을 남기는 기법)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명문을 통해, 1315년이라는 제작 연대, 저장성 항저우라는 제작 지역을 알 수 있어, 일본내 중국 물품 수용의 실태를 고찰하는데 있어 귀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