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풍병(風病) 병초지(病草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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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로26.0cm 가로30.9cm
  • 교토국립박물관

  《병초지(病草紙)》는 여러가지 질병 및 기형의 증상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에마키(絵巻)*이다. 원형은 알 수 없으나 에도시대 후기까지 17단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이형(二形)> <곽란(霍乱)> <음슬(陰虱)에 전염된 남자> <엉덩이에 구멍이 많은 남자> <눈병 치료> <이가 흔들리는 남자> <소설(小舌)> <풍병(風病)> <악취나는 여자> 등 9단이 교토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병초지 속의 글 부분(詞書)은 직접 병명을 거론하며 병을 설명하는 것과 먼저 사람을 소개한 뒤 그 사람의 병 상태를 설명하는 형태가 있다. 후자의 경우, 병든 사람이 살고 있는 시대와 장소가 설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며 특히 <이형>과 같이 특정 개인의 병을 상세하게 이야기한 형식도 있다. 이러한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병 그 자체의 소개보다는 병에 관한 이야기를 설화적으로 풀어나가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눈병 치료>는 눈병에 걸린 야마토국(大和国)*의 한 남자에게 가짜 눈병 의사가 찾아와 침이 좋다며 눈에 침을 놓지만 낫기는 커녕 점점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어 병초지의 설화적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화면 구성도 아무런 배경없이 환자를 중심으로 한 인물만을 부각시킨 단도 있지만 환자의 생활 환경을 나타내는 풍물 등이 그려진 단도 섞여 있어 전체적으로 설화적 요소가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형>의 점쟁이 생활, <곽란>의 시골 전원생활 그리고 충실하게 그려진 <눈병 치료>의 풍부한 배경 표현 등은 시대의 풍속 자료로서도 매우 귀중하다.
병초지의 화풍은 이 시대에 많이 그려진 육도회(六道絵)와 유사하여 육도의 하나인 인도(人道) 가운데 질병의 고통을 묘사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화풍상의 공통점은 제작 배경의 일치라기보다는 제작 환경의 유사성에서 유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병초지는 인과설(因果説)을 표현하려 한 것이 아니며 게다가 육도에 관한 경전의 출처도 확실치 않아 육도회 계통의 그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림 속의 글과 화면 구성의 특색으로 보면 당시의 육도 사상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설화집이 탄생된 흥미로운 시대 배경에 더 관련된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에마키:두루마리 그림
*야마토국:지금의 나라(奈良)현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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