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중국에서 신앙 받아온 것으로, 역신을 벌하고 퇴치하는 선신(善神)의 모습을 그렸다. 천형성(天形星), 전단건달바(栴檀乾闥婆), 신충(神蟲), 종규(鍾馗), 비사문천(毘沙門天)으로 구성되었으며 과거에는 ‘마스다 일가 소장본 지옥초지 을권’이라고 불린 하나의 두루마리 그림이었다. 1945년 이후에 다섯 폭으로 나뉘어 족자 형태로 보관되었다.
천형성은 문자 그대로 하늘의 형벌을 내리는 별로, 음양도의 귀신이다. 일본에서는 밀교 수법(부처의 힘을 빌려 병, 재난, 부정 따위를 없애기 위한 기도)에도 쓰였다. 여기에서는 소의 머리를 한 천왕인 우두천왕(牛頭天王)을 잡아먹는다. 우두천왕은 교토 기온샤(祇園社)의 제신(祭神)으로, 제신이 되기 전에는 역신이었다.
전단건달바는 원래 인도의 음악신이다. 불법을 지키는 팔부중(八部衆) 중 하나로, 『법화경(法華經)』관세음보살보문품에 나오는 관음이 모습을 변한 서른세 가지 신체 중 하나다. 또한 동자를 열 다섯 악신의 위해로부터 지키는 신으로도 신앙 받았다. 밀교의 ‘동자경만다라(童子經曼茶羅)’에서는 본 도상과 가까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신충은 누에의 미칭(美稱)으로 일찍부터 선신으로서 그 영험함이 알려졌다. 본 도상은 나방을 이미지화한 것으로 보인다.
종규는 중국 당나라 현종(685~762, 재위 712~756)을 악귀로부터 지켰다고 하는 설화에서 탄생한 중국의 벽사신으로 그 용모는 눈이 크고 굵은 턱수염을 길렀으며 검은 옷과 관, 긴 장화를 신고, 작은 귀신을 잡고 있다.
비사문천은 본 도상에서는 법화경을 지닌 승려를 지키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활을 들고 있는 비사문천의 모습은 중국 당송시대에 제작된 작품이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보기 드문 도상을 모은 두루마리 그림은 나라와 깊은 관계가 있다. 또한 헤이안 시대(794~1185)에 궁중에서 열린 불명회(佛名會, 매년 연말에 열리는 궁정의 참회 의례)에서 쓰인 ‘지옥변어병풍(地獄變御屏風)’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옥초지 등과 함께 이른바 육도 에마키(六道繪卷) 계통의 그림으로 분류되며, 헤이안 시대 말기에 정권을 잡고 있던 고시라카와(後白河) 법황(1127~1192, 재위, 1155~1158) 시기에 제작되어 교토 렌게오인(蓮華王院)에 안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벽사회와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 중인 『지옥초지(地獄草紙)』, 후쿠오카시미술관이 소장 중인 『감당의 귀신도(勘當之鬼圖)』에 쓰인 그림 해설문과 같은 필체라는 설이 있다.
또한 각각 문장은 각 벽사신의 행동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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