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료마가 사망한 날은 게이오 3년(1867) 11월 15일 밤이다. 장소는 교토 가와라마치(京都河原町) 다코야쿠시(蛸藥師)에 위치한 간장 가게 오미야(近江屋)의 2층이었다. 잠복 장소였던 이 오미야 2층에는 당시 도사육원대(土佐陸援隊)의 소속 대원 나카오카 신타로(中岡愼太郞)가 있었지만 여러 명의 자객에게 습격받아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 족자는 2층 방의 장식 공간인 도코노마에 걸려있던 것으로, 하단에 묻은 혈흔 몇 방울이 암살 사건을 생생하게 후대에 전해준다. 족자 상단에는 해원대(海援隊) 대원 나가오카 겐키치(長岡謙吉)가 쓴 추도문이 있다. 족자의 그림을 그린 이는 열사를 지원하던 교토의 약 상인 이타쿠라 지쿠젠스케(板倉筑前介, 오미 가이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