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와 금박으로 무늬를 표현한 노 의상을 누이하쿠라고 칭한다. 길이는 130㎝로 짧으며, 소매 폭도 20㎝ 정도인 모모야마 시대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바탕을 홍색과 백색을 교대로 짜넣었고, 홍색 바탕 부분에는 흙을 쌓은 부분에 국화가 한창 피는 모양을 귀엽게 자수하였으며, 백색 바탕 부분에는 갈대가 우거진 호반에서 물새가 사이 좋게 수면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역시 자수로 표현했다. 지금은 거의 소실되었으나 원래는 홍색 바탕 부분에는 금박이, 백색 바탕 부분에는 은박이 바탕 부분을 가득 메우도록 깔려 있었다. 금실의 광택이 아름다운 자수 무늬와 금, 은박으로 장식된 누이하쿠는 현란하게 빛나는 의상이었을 것이다. 모모야마 시대의 노 악사는 이러한 누이하쿠를 가츠라노의 겉옷으로 사용했다. 모모야마 시대에는 지금과 같은 금실을 사용하여 짠 화려한 가라오리는 없었으며, 가라오리가 교토의 니시진에서 막 만들어지기 시작하던 시대였다. 가라오리는 당시의 최고 권력자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주위에서 만 쓸 수 있던 최고급품으로 쉽게 입수할 수 없었다. 히데요시의 총애를 받았던 초보 노 악사였던 교토 니시혼간지의 시모츠마 쇼진은 그가 남긴 『소진능전서』 가운데서 가츠라노의 전 시테가 착용하던 의상은 「가라오리와 누이하쿠 중 어느 것도 좋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가라오리와 함께 누이하쿠가 겉옷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차 단 안에 자수로 무늬를 충진시킨 디자인은 가라오리의 디자인과도 같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상태로 총자수가 된 겉옷 누이하쿠가 전해져 온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전통을 굳게 지켜 온 나라의 곤파루좌이기에 오랜 세월 동안 화려한 누이하쿠가 전해져 남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