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경” 입법계품에 실려있는 설화를 그림으로 그린 것. 입법계품은 깨달음을 얻고자 동자와 선재가 문수보살의 지시에 따라 문수보살을 포함한 55명의 다양한 선지인의 곳으로 돌아다니며 마침내 보살의 가르침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각 장면에는 각각의 선지인들의 이름과 위계가 나와 있으며 중국 북송의 문인인 양걸의 화찬이 기록되어 있다.
최근까지 한권의 회권으로 도다이지 절에 소장되어 있었으나 메이지 연간에 일부가 유출되어 도다이지 절에 남아 있는 것은 국보로, 나머지는 모두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 보현의 단은 현재 수직으로 걸 수 있게 되어 있으나 이는 원래 도쿄 국립박물관 소장이었던 A-10493의 전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행을 마친 후 최초로 선재에게 지시를 한 문수보살과 재회하게 되는 부분이다. 부드럽고도 시원한 필선과 밝은 담채풍의 색채로 이루어진 그림은 양걸의 아름다운 화찬과도 조화를 이루며 장면의 설명을 넘어선 깊은 시적 세계의 표출로도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