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현 슈난시 연안의 세토 내해(세토나이카이)에는 원래 ‘다케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인간 어뢰였던 ‘가이텐’의 기지로 알려진 오즈섬이나 구로카미섬 등과 함께 도쿠야마만을 형성한 작은 섬으로, 전체 길이는 600m 정도다. 지금은 만이 매립되면서 육지와 합쳐졌다. 이곳 꼭대기에 ‘다케시마고카로야시키고분(竹島御家老屋敷古墳)’이라고 하는 전방후원분이 있다. 일본 고훈시대 전기에 만들어진 전체 길이 약 56m 규모의 고분이다. 현재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1888년, 당시의 토지 소유자가 땅을 개간하려고 이 전방후원분을 발굴하였다. 이때, 후원부의 꼭대기에 있던 수혈식 석실로 추정되는 유구에서 거울과 무기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출토된 유물은 오래도록 발견자와 그 자손에게 전해 내려왔다. 1970년대 중후반에 접어들어, 이 출토품들 가운데 삼각연신수경 1점이 크게 주목받았다. 중국 위나라의 연호인 ‘정시원년(正始元年)’이라는 명문이 있다는 것이 조사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시원년은 240년으로, 여왕 히미코가 위나라 황제에게 보낸 사신에 대한 답사가 파견된 해이다. 즉, 이 거울은 위나라 황제가 히미코에게 보냈다고 하는 ‘청동 거울 백 장’ 중 1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거울과 형태가 동일한 거울이 군마현 가니자와고분(蟹澤古墳), 효고현 모리오고분(森尾古墳), 나라현 사쿠라이차우스야마고분(櫻井茶臼山古墳)에서도 출토되었다. 다케시마고카로야시키고분에서 출토된 또 다른 삼각연신수경 1점은 교토부 쓰바이오쓰카야마고분(椿井大塚山古墳), 후쿠오카현 간노쿠라고분(神藏古墳), 가나가와현 가세하쿠산고분(加瀨白山古墳) 출토품과 동일한 형태의 거울이다. 야마토 정권을 매개로 거울을 나눠서 소유한 분유 체제를 말해주는 귀중한 자료로 높게 평가된다.
다케시마고카로야시키고분에서는 그 외에 쇠검, 쇠칼, 쇠화살촉, 청동화살촉 등의 무기류와 쇠도끼 등이 출토되었고 이 출토품들은 한데 묶여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고훈시대 전기에 매납된 부장품 세트의 전형적인 예로는 매우 오래된 유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도 학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자료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