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안시대 중후기(10세기-11세기)를 다루었으며 가나 문자를 사용하여 연월에 따라 기술하는 편년체 형식으로 쓰인 역사 소설 『에이가 이야기』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본이다. 원래는 산조니시 가문에 전해내려온 것으로, 대형본 10첩, 소형본 7첩의 두 종류로 구성된다. 『사네타카공 일기』에 의하면, 산노니시 사네타카가 1509년 11월에 총 17권을 대금 100필을 지불하여 구매하였다. 서풍과 형태로 보아, 대형본은 가마쿠라시대 중기, 소형본은 가마쿠라시대 초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측된다.
『에이가 이야기』 (榮花物語 또는 榮華物語)는 30권의 정편과 10권의 속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먼저 정편이 쓰인 후 속편이 다른 인물이 이어 쓴 것으로 보인다. 정편의 지은이로는 아카조에몬이라는 설이 예로부터 존재한다. 아카조에몬은 가인 다이라노 가네모리의 딸로, 당대 일류 학자이던 오에노 마사히라의 처이다. 그리고 후지와라노 미치나가의 정실 미나토노 린시를 곁에서 모시는 등 궁정의 역사에 정통한 환경에 있었다.
속편의 지은이에 대해서는 데와노 벤 또는 스오우노 나이시 등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으나 확증은 없으며, 궁정에서 일하는 여러 여성에 의해 이어서 쓰여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정편의 성립은 1030년 무렵, 속편은 1100년 전후의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은 우다 천황에서 호리카와 천황까지 약 200년간의 궁정 역사로, 전반에는 귀족들의 권력 투쟁 속에서 후지와라노 미치나가가 천황의 외척으로서 대두하여 영화의 절정을 누려가는 과정을 담았다. 후반에는 미치나가의 주변에 대해 상세히 적었으며, 미치나가의 사후 세계로 그 무대가 옮겨간다.
이 작품은 역사서 『육국사』 또는 미완성으로 끝난 『신국사』를 잇는 의도로 쓰인 편년체 형식의 역사서이기도 하지만, 역사 사실의 왜곡과 순번을 고쳐 바꾼 부분도 많다. 생활사의 단편과 에피소드 및 일화를 비롯하여, 인물의 본성과 용모 등을 생생하게 묘사하였으며, 연중행사와 의례 그리고 복식에 대한 기술 또한 자세하다. 따라서 풍속사 사료로서도 귀중하다.